BMW 최고의 퍼포먼스를 상징하는 M이 기존의 세단과 쿠페 라인업에서 과감하게 벗어나 SUV X5와 크로스오버 X6의 M 버전을 완성했다. V8 4.4L 트윈 터보 555마력 엔진과 4WD 시스템, 첨단 주행안정장치로 무장한 X6 M은 비포장 산길 대신 고속도로에서 스포츠카들을 사냥하는 몬스터 머신이다.
바윗돌 같은 덩치와 저돌적인 스피드. 요즘 도시로 내려온 멧돼지들 때문에 때 아닌 난리다. 녀석들은 마땅한 천적이 없을 뿐 아니라 생김새와 달리 꽤나 위험하고, 농작물에 큰 피해를 주기도 한다. 그런데 이 녀석은 멧돼지 같은 외모에도 불구하고 논밭을 파헤치거나 행인들을 공격하지는 않는다. 대신 도로를 엄청난 스피드로 질주하며 액셀 페달 좀 밟아봤다는 운전자들에게 희뿌연 배기가스와 패배감을 맛보여준다. 바로 지난 12월 3일 출시된 BMW의 고성능 SUV X5와 크로스오버 X6의 M 버전들이다.
555마력 엔진과 4WD 시스템의 조화
M이라는 이름이 주는 의미는 각별하다. 연구개발과 모터스포츠 등의 활동을 위해 1972년 설립된 BMW 모터슈포르트는 미드십 스포츠카 M1과 고성능 쿠페 M3 시리즈 그리고 퍼포먼스 세단 M5 등을 통해 스타로 등극했다. 파랑과 빨강 그리고 반짝이는 M자 엠블럼은 스피드 매니아들의 마음을 흔들어왔다.
M(93년부터 사명을 M Gmbh로 개명)은 다양한 활동을 해왔지만 승용차 플랫폼을 수퍼카로 변모시키는 남다른 재주로 인정받아왔다. 그 중심에는 물론 M3과 M5가 있었고, 첫 작품이자 미드십 수퍼카였던 M1, 1980년대 F1 머신용 엔진, 맥라렌 수퍼카 F1용 V12 엔진, M635CSi 등 다양한 작품과 활동이 있었다. 그렇다 해도 이번은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도전이자 변신이다. M의 유전자를 받아들인 SUV가 과연 필요할까?
프리미엄시장에서만 활동하는 BMW는 라인업 확장과 새로운 시장 창출에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왔다. 1999년 데뷔한 X5는 차별화된 고급스러움과 고성능을 강조하기 위해 SAV(Sport Activity Vehicle)라는 명칭을 사용했다. 연이어 아랫급 X3과 X1 그리고 SUV+쿠페 성격의 크로스오버 X6 등이 추가로 등장했다.
지난 12월 국내시장에 선보인 X5 M과 X6 M은 SUV의 유틸리티성에 M의 고성능을 결합한 실험적 작품. 1.7m를 넘나드는 높은 키에 555마력의 V8 트윈 터보 엔진과 4WD를 조합해 어지간한 스포츠카를 능가하는 고성능을 추구한다.
어렵사리 시승 기회를 얻어 인천대교와 송도 주변도로에서 X6 M의 퍼포먼스를 체험해 보았다. X6 M의 외관은 전용 에어로파츠와 대구경 휠/타이어 덕분에 기본형에 비해 한층 야성미가 넘친다. 하지만 기본형에 매력을 느끼지 못했던 기자가 마음을 바꿀 정도는 아니다. 전형적인 SUV에 비하면 낮아도 일반 승용차에 비해서는 드라이빙 포지션이 높은 편이라 타고 내리기는 수월한 편. 스티어링 휠에 달린 M 엠블럼과 카본 트림 등으로 장식했지만 기본 바탕이 SUV인지라 스포티한 느낌 대신 여유로움이 앞선다.
엔진은 V8 4.4L 직분사 트윈 터보 408마력(N63B44)을 바탕으로 한다. M 트윈 파워 터보 엔진은 M에서 선보이는 최초의 터보 유닛. M이라면 응당 자연흡기가 정석이지만 SUV의 큰 덩치와 무게를 감안한 선택이다. 두 개의 터보차저를 엔진 블록 중앙에 배치하고 양쪽 뱅크의 배기가스를 교차시킨 후 트윈 스크롤 방식으로 연결해 배기간섭을 없애고 저회전에서의 반응성을 개선했다. 최고출력 555마력에 1,500~5,650rpm 영역에서 69.4kg·m의 최대토크를 뿜어낸다. 넓은 토크밴드 덕분에 액셀 반응은 즉각적이다. 막강한 파워는 2톤이 넘는 차체를 가볍게 가속시켜 0→시속 100km에 도달하는 데 불과 4.7초. M3과 겨우 0.1초 차이다. 더구나 고속 영역에서의 가속능력은 경량화보다는 강력한 토크가 우선이다. X6 M과 X5 M은 인천대교에서 M3에 결코 뒤지지 않는 초고속 질주를 보여주었다.
X6 M은 뒷바퀴 좌우 구동력을 조절해 고속 코너링을 가능케 하고, 롤링을 줄이는 다이내믹 드라이브와 전자제어식 댐퍼(EDC)를 결합해 큰 덩치에도 M에 어울리는 퍼포먼스를 확보했다. 반면 이처럼 높은 한계성능은 그에 상응하는 운전자의 반응속도를 요구할 뿐 아니라 높은 운전 위치에서 오는 공포감을 억누르는 데는 상당한 담력을 필요로 한다. BMW는 SUV X5와 크로스오버 X6에서 오프로더 능력을 제거하는 대신 서킷 지향의 M 심장을 얹었다. 그 결과 여유로운 거주성과 유틸리티성에 M3에 버금가는 퍼포먼스를 갖춘 유례없는 변종이 태어났다. 물론 이 차는 넓은 아량과 끝없는 호기심, 두둑한 지갑을 갖춘 사람에게만 허락됨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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