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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새롭게 선보인 뉴 E클래스 가운데는 쿠페 모델도 한 종 끼어 있다. 넉넉한 파워는 부드러움을 중심으로 조율했고 잘생긴 외모에 고급 편의장비를 더하고 뒷좌석의 불편사항을 줄였다. 게다가 합리적으로 변한 가격에 이르기까지 도무지 트집 잡을 구실을 안 준다.
뉴 E클래스에 쿠페가 추가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딱히 새롭지 않았다. 벤츠가 그간 보여줬던 행적에는 대형 세단을 베이스로 한 CL 쿠페와 4도어 쿠페 CLS 등 어느 쪽으로 분류할지 애매한 차들이 종종 있었잖은가. 그동안 세그먼트를 넘나들며 장르파괴와 새 기준을 동시에 만들어온 벤츠가 중형 세단인 E클래스를 쿠페로 만든다는 것이 어쩌면 지나치게 당연한 행동으로 생각될 정도. 하지만 E쿠페는 CLK 라인업 정리의 차선책이고, 중소형 그랜드 투어러(GT) 성격을 한층 계승한 벤츠의 히든카드다.
늘씬한 외모에 부드러움을 중시한 성능
E쿠페의 외관은 뉴 E클래스의 세련된 디자인에 스포티함을 섞었다. AMG 스타일 범퍼로 틀을 갖춘 얼굴은 다이아몬드 모양의 눈매와 E클래스 세단과 차별화한 테일 라이트로 꾸몄다. 세단에 비하면 키가 줄었지만 2도어 쿠페의 실루엣을 갖춰 보디라인은 훨씬 늘씬해졌다. C클래스 플랫폼에 E클래스의 얼굴을 이식했던 구형과 달리 새로운 E 쿠페는 E클래스의 플랫폼으로 갈아타면서 더욱 고급스러운 성격으로 바뀌었다. 완전히 새로운 차, 새로운 디자인이지만 측면에는 눈에 익숙한 CLK의 보디라인이 살아 있다.
곡선보다 직선의 에지를 강조한 실내 디자인은 부드러움보다 투박한 모습으로 남성적인 느낌을 살렸다. 여행이나 장거리 운전에 초점을 맞춘 그랜드 투어러답게 직경이 크고 촉감이 좋은 스티어링 휠과 냉·온풍 기능에 푹신한 시트, 개방감을 높인 대형 파노라마 글라스루프를 갖췄다. 앞·뒤 시트의 생김새가 최고급 스포츠카에서 볼 수 있는 디자인을 사용한 것도 디자인 포인트. 소형차 플랫폼을 사용한 CLK에 비하면 독립형 2열 공간은 물론 컵홀더와 원도 스위치가 달린 암레스트 등의 자투리 공간들도 넉넉해졌다. 그러나 신장 180cm의 성인이 타기에는 무릎과 머리공간이 여전히 빡빡하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여섯 종의 뉴 E클래스 가운데 쿠페 버전은 한 가지로 V6 3.5L 엔진을 얹었다. 시동을 걸자 ‘부앙~’ 하는 첫 배기음을 지나 바로 절제된 아이들링 사운드로 돌아선다. 대배기량 엔진 차들이 아이들 때 꽤 높은 회전수를 유지하지만 E350 쿠페는 500rpm 정도로 조용하고 잔잔하게 회전한다.
272마력(35.7kg·m)의 엔진은 7G-트로닉 7단 자동변속기와 조합되었다. 시승차는 패들시프트가 없는 모델이라 스포츠 주행에서는 변속 레버를 매뉴얼 모드로 변환해 변속해야 한다. 수동 변속 때 손으로 전해지는 조작감은 좋지만 여느 스포츠카들에 비하면 변속 반응이 느긋한 편. 하지만 이런 세팅은 신경질적인 반응이나 울컥거림을 막아주므로 벤츠 쿠페의 성격과 잘 어울리는 느낌이다.
E350 쿠페는 제원상 0→시속 100km를 6.3초 만에 돌파한다. 하지만 정지상태에서의 급가속은 그리 빠르게 느껴지지 않는다. 이는 스포츠 모델을 제외한 여느 벤츠들처럼 반 박자 부드럽게 시작되는 반응이 원인이다. 그래도 순차적으로 기어를 갈아타면 크게 호흡을 고를 필요도 없이 금세 시속 200km 이상에 도달한다.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세팅만 빼면 주행 중 파워가 부족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저 rpm에서 승용차처럼 조용하던 배기 사운드는 3,000rpm 부근을 넘어서며 스포티하게 바뀌어 운전자에게 또렷하게 전해진다. 시속 100~200km 사이에서 로드노이즈와 외부 풍절음이 이상하리만큼 잘 차단된 점도 높은 점수를 주는 부분.
하체의 세팅은 탄탄한 편으로 세단과 비교해 승차감보다는 운동성능 쪽으로 한 눈금 움직인 느낌. 때문에 코너링에서 심한 롤이 발생하지 않고 접지력에 대한 피드백이 점진적이라 심리적 부담 없이 빠르게 운전할 수 있다. 노면 컨디션에 따라 다르지만 E 쿠페에 사용된 ESP는 전체적으로 느긋하게 개입하는 편이다. 그러나 ESP를 해제한 상태에서도 차를 한계로 밀어붙이면 언더·오버스티어가 감지될 때마다 계속해서 개입을 하기 때문에 스포츠 성능을 제대로 뽑아낼 수는 없었다.
올라간 상품성과 낮아진 가격
이틀간 E350 쿠페를 타면서 사진기자를 포함해 서너 명의 사람을 차에 태웠다. 보통 차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쿠페를 타면 불평을 늘어놓기 마련인데 의외로 불평 한마디 듣지 못했다.
E350 쿠페를 평가함에 있어 CLK 350 쿠페를 빼놓을 수 없겠다. CLK가 실패작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4시트를 갖춘 정통 GT의 결과물로는 E 쿠페가 분명 한 수 위다. 뒷좌석에서 좁다고 아우성치는 소리도 줄었고 고급 편의장비와 탄탄한 성능, 잘생긴 외모도 갖췄다. 거기다 CLK가 판매되던 몇 년 전에 비해 가격도 훨씬 저렴해졌다. 조건만 보면 구입을 망설일 필요가 없겠지만 쿠페에 열광하는 고객들은 벤츠보다 포르쉐나 BMW에 더 큰 매력을 느낀다. 멋진 스타일과 성능에도 불구하고 50대 이상에 어필하는 브랜드 이미지가 E 쿠페의 딜레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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