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컴팩트 세미 반잠수정 이고(EGO)를 개발한 이지섭(39) 라온하제 대표에게 해외 시장의 반응을 묻자 돌아온 답이다.

라온하제는 코스닥 상장사 하이쎌 의 자회사인 현대요트의 자회사다. 이고는 올해 2월 열린 세계 4대 보트쇼 중 하나인 미국 마이애미 국제 보트쇼 (Miami International Boat Show & Strictly Sail)에서 관객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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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잠수정 이고(EGO)의 모형을 들고 있는 이지섭 라온하제 대표
실제 크기 대비 5분의 1 모형만을 공개했음에도 사람들은 '세계 최초의 2인용 반잠수정'에 열광했다. 보트쇼 기간 동안 홈페이지가 다운됐고, 이메일 문의만 350통이 넘게 왔다. 미국의 할리우드 영화 제작사에서는 제휴 제의가 들어왔다.

이 때 이고를 눈여겨 본 현지 기업이 타이거 우즈에게 추천을 한 것이다. 미국에서 요트가 대중화되어 있지만 막상 바다에 나가면 낚시 외에 특별한 레저가 없다는 점에서 이고의 매력이 부각됐다.

이고는 이 대표가 약 3년여의 시간을 들여 작년 말에 완성한 반잠수정이다. 위는 요트형태로 되어 있고 바닥은 20mm 짜리 아크릴 유리창으로 되어 있어 바다 속 탐험을 동시에 할 수 있다. 조작이 복잡한 보트와 달리 자동차와 비슷한 구조로 되어 있어 누구나 쉽게 운전이 가능하다.

이고의 시작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태국으로 신혼여행을 떠난 이 대표는 생애 첫 반잠수정을 탔다.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이 타다보니 냄새도 나고 답답했죠" 이 대표는 연인끼리 함께 바다 속을 본다면 어떨까? 가족끼리만 탈 수 있는 반잠수정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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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잠수정 이고(EGO)
단순한 생각으로 시작했지만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이 대표에서 반잠수정 개발은 쉽지 않았다. 기술의 한계보다는 세상의 편견과 맞서는 게 힘들었다.

이 대표는 "개발 초기 단계에 대기업들에 제안서를 제안했지만 조선공학을 전공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거절을 당했죠. 어떤 교수는 이 제품이 세상이 나오면 '내 손에 장을 지진다'는 사람도 있었습니다"라고 회고했다.

보통 요트들이 날렵한 디자인을 표방하는 것과 달리 이 대표는 연인, 가족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부드러운 곡선을 강조했다. 사용자를 중심에 두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 기능을 살리면서 미를 강조한 전략이 성공의 비결이다.

이고의 가격은 SE버전의 경우 5000만원 선이다. SE는 해외 리조트 등에서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하고, 개인을 타깃으로 한 제품은 개발 막바지 단계다. 3000~4000만원 정도인 소형보트와 비슷한 가격으로 구매를 가능케 해 메리트를 높였다.

기능과 가격 덕분에 경쟁력을 얻으면서 수주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선주문 받은 제품을 제작 중이고 중동과 유럽 등과 계약 협상 중이다. 제작은 경기도 화성의 공장에서 진행중이다. 한 대를 만드는 데 두 달의 시간이 소요된다. 이미 제작된 요트 1대는 제주도에 정박해 있다.

이 대표는 올해 10월 열리는 미국 포트로더데일 국제 보트쇼에 이고 두 대를 출품한다. 지금은 해외 시장에서 주목을 받지만 국내도 해양레저 스포츠 산업이 발전하면서 시장이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

이 대표는 "제 딸도 수영을 못하지만 이고를 타고 바다 속을 볼 수 있습니다. 이제 목표는 빌 게이츠에게도 이고를 파는 겁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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