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종료 여파 이 정도 일줄이야…"

머니투데이 02/22 18:32
 
[르포]양도세 종료 한주 '영종·김포' 가보니

[인천·김포=장시복 기자, 송충현 기자]
-영종·한강 양도세 종료 전후로 '극과 극'
-문의전화조차 '뚝'…"가계약취소 요구도"
-尹재정 발언후 '거래올스톱' 당분간 지속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이 종료된 지 한 주를 넘긴 지난 19일 오후. 인천 영종하늘도시 동시분양 모델하우스가 몰려 있는 구월동 인천시청 앞은 황량했다. 이달 초 만해도 청약 대기자들이 줄을 서며 북적이던 모습은 온데 간 데 없었다.

길거리로 나선 각 건설사 영업직원들은 지나가던 중년층을 붙잡으며 "집을 싸게 해드릴 테니 한번 들러보라"며 '호객 행위'를 벌이고 있었다. 직원 김민기씨(37, 가명)는 "지난 11일을 전후로 해 분위기가 극과 극으로 확 바뀌었다"며 "오죽했으면 이렇게 밖으로 나왔겠느냐"고 되물었다.

한 모델하우스 안으로 들어가보니 휑한 내부에 방문객은 찾아볼 수 없었다. 상담데스크에는 직원들끼리 모여 소곤소곤 대화를 나누거나 각자 인터넷 검색을 하는 등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한 상담원은 "직원수도 꽤 많이 줄었다"며 "지금은 무슨 수를 쓰든 방법이 없어 이렇게 시간을 죽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런 상황은 김포 한강신도시도 별반 다르지 않다. 김포 장기동에 마련된 모델하우스 밀집 지역도 썰렁했다. 이 지역 분양 담당자는 "솔직히 양도세 감면 혜택 종료가 이렇게 큰 영향을 미칠 거란 생각은 못해봤다"며 "분위기가 큰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한숨지었다.

양도세 감면 혜택의 최대 수혜지로 꼽혔던 인천 영종하늘과 김포 한강의 민간분양아파트들이 혜택 종료 '후폭풍'을 맞고 있다. 양도세 혜택 종료이후 시장이 급격히 침체될 것이란 전문가들의 예상이 맞아 떨어지는 분위기다. 대부분의 건설사 모델하우스는 계약은커녕 문의전화조차 거의 없는 상태다.

영종에서 분양 중인 A건설사 관계자는 "종료 직전까지 한창 때는 수백 통의 전화가 걸려오고 하루에 40건도 계약을 했는데 지금은 1~2건도 힘들다"며 "영종브로드웨이와 공항철도 등 인프라가 동시에 갖춰진다면 그나마 낫겠지만 지금은 손님을 끌 요인이 별로 없는 게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종료 이전에 가계약을 해놨다가 이를 취소하는 고객들도 나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렇다고 추가적인 계약조건 완화 등의 마케팅을 벌이기도 힘들다. 기존 계약자들의 반발이 우려돼서다. 김포한강의 B건설사 관계자는 "이번 달까지는 일단 지켜보고 인근 분양 업체들과 함께 논의를 해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달 말과 오는 4월 위례신도시와 2차 보금자리주택지구 등 좋은 조건의 공공주택 공급이 본격 시작될 경우 민간분양시장에 대한 관심이 대폭 사그러들 것이란 전망도 현장에선 우울할 수밖에 없는 소식이다.

때마침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7일 "양도세 감면 연장을 검토하겠다"는 '뜻밖의 발언'을 하면서 현장에선 기대감과 걱정이 교차하고 있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대표는 "정부의 입장이 명확해 지지 않는 이상 관망세가 짙어져 (거래 등이) 올스톱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