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면역력 향상에 도움될 수도
아빠 스마트폰으로 사진 찍기 놀이를 하던 아이가 갑자기 팔딱팔딱 뛰며 "함무, 함무!" 하고 할머니를 애타게 찾았다. 손자 목소리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시는 시어머니께서 "아이구, 내 강아지!"하시며 한달음에 아이 곁에 다가와 앉으셨다. 아이는 할머니께 스마트폰 화면을 자랑스럽게 보여드리며 "여기 가으이 이쩌요" 했다.
가을이는 시댁에서 기르던 개 이름이다. 두어 달 전 세상을 떴다. 어머니가 자식처럼 애지중지하셨던 터라 변변한 사진 하나 안 남겨뒀다고 마음 아파하셨는데, 마침 아이가 스마트폰에서 옛날 찍어뒀던 사진을 발견한 것이다. 어머니는 "진짜 가을이 맞네? 아이구, 내 강아지 어쩜 이렇게 예쁠까!"하시며 가을이 사진과 아이를 번갈아 쓰다듬으셨다.
사실 나도 가을이한테 미안한 게 있다. 아이 낳고 산후 조리부터 시댁 신세를 져야 했는데, 갓난 아이가 있는 집안에 개가 함께 사는 게 괜히 찜찜했다. 혹 아이에게 아토피 피부염 같은 알레르기 질환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됐다. 애완동물 털이나 배설물이 알레르기 주요 원인이라고 들어서였다. 결국 남편이 어머니께 양해를 구하고 가을이를 몇 달간 친척 집에 맡겼다.
많은 엄마들이 갓난아이는 면역력이 약하기 때문에 깨끗한 환경에서 지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애완동물을 기르면 아무래도 없는 집보단 미세한 털이나 미생물이 하나라도 더 있을 수 있으니 아이에게 좋지 않을 거라고 여긴다. 하지만 과학적으로 애완동물이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기 어렵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나왔다.
한림대 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소연 교수팀은 대도시(서울)와 소도시(정읍), 시골(정읍) 세 지역의 9~12세 어린이 1,749명을 대상으로 환경 요인과 알레르기 질환의 관계를 조사했다. 그 결과 애완동물을 키우는 경우 알레르기 발생과 연관성을 나타내는 비율(odd ratio)이 0.567로 나타났다. 이 값이 1 이하면 관계가 없다는 뜻이다. 100일 전후부터 40여 개월까지 가을이와 한 집에서 자란 우리 아이 역시 아직 아무런 알레르기가 나타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애완동물 때문에 여러 미생물이나 먼지 등에 조금씩 노출되는 환경이 오히려 아이의 면역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 어릴 때부터 지나치게 깨끗하게 키우면 미생물에 노출될 기회가 없어 면역 체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못하기 때문에 조금만 다른 환경을 만나도 알레르기가 생긴다는 '위생가설'과도 일맥상통하는 얘기다.
이번 연구에서 알레르기 발생과 분명한 연관관계를 보인 건 항생제다(odd ratio 1.535). 영유아 때 항생제를 많이 먹을수록 알레르기 질환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는 소리다. 콧물 조금 나고 기침 조금 한다고 무작정 약부터 찾는 습관이 오히려 알레르기를 부를 수 있다.
출처 : http://issue.media.daum.net/digital/science_mom/ind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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