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야심작 '슬레이트PC 시리즈 7' 기종이 발열에 따른 성능 저하로 소비자들에게 혹평을 받고 있다.

유명 리뷰 사이트인 플레이웨어즈와 노트기어닷컴은 삼성전자의 슬레이트PC를 일반적인 환경에서 사용할 경우, 실제 성능이 표시된 사양의 절반으로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가 선보인 슬레이트PC는 태블릿PC와 노트북의 장점을 결합한 제품으로, 0.86kg의 가벼운 무게에 마이크로소프트(MS)의 운영 체제 '윈도7'을 얹은 신제품이다. 인텔의 최신 중앙처리장치인 1.6GHz '코어i5'를 사용해 최신 노트북 성능을 탑재했다.



▲ 삼성전자 '슬레이트PC 시리즈 7'

그러나 이는 탑재된 하드웨어의 성능일 뿐, 실제 사용자가 느끼는 성능은 이에 절반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문가들의 사용 평가에 따르면 노트북 가동 초기에는 프로세서의 성능이 제대로 발휘되지만, 20~30분이 지나면 프로그램 실행 속도나 그래픽 성능이 실제 사양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트북 전문 웹진 노트기어는 "실내에서 30분 이상 사용할 경우 원래 프로세서가 갖고 있는 성능의 절반 정도 밖에 사용하지 못한다는 점이 슬레이트7의 구조적 단점"이라며 "프로세서 성능 부분과 그래픽 코어 성능 부분이 같은 사양의 12인치 노트북 PC에 비해 절반 정도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슬레이트PC'가 탑재된 하드웨어 성능의 절반밖에 내지 못하는 이유는 중앙처리장치에 걸어 놓은 제어 장치 때문이다. 최신 중앙처리장치는 온도가 높아지면 스스로 성능을 제한해 발열을 줄이는 '스로틀링' 기능을 갖추고 있다. 슬림한 디자인을 통해 휴대성을 최대화하려 한 삼성전자는 발열과 소음을 줄이는 동시에, 액정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온도 상승에 따른 프로세서 제한을 걸어 놓은 것.

슬레이트PC 리뷰를 작성한 전문가는 실제 사용자들은 1.6GHz 인텔 코어 'i5'가 탑재된 170만원대의 슬레이트PC를 구매하고도, 절반 속도인 800MHz의 성능밖에 사용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플레이웨어즈는 "중앙처리장치 제한으로 인텔 샌디브릿지 모바일CPU 막내인 i3-2357M에도 한참 못 미치는 성능을 가지고 있음에도, 코어 i5 CPU를 탑재했다는 것에 대한 보여 주기 식 혹은 과시용 오버스펙에 대한 폐해"라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생각해 보면 제대로 사용하지 못할 CPU를 탑재했기 때문"이라며 "구매자로서는 높아진 슬레이트PC의 가격대에 따른 부담만 늘어났을 뿐, 구조적인 문제 등으로 제대로 된 스펙이 아닌, 그 이하 급의 CPU 성능도 누리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슬레이트PC의 실제 성능에 대한 논란이 일자, 슬레이트PC를 구매한 소비자들의 원성도 높아지고 있다. 대부분의 노트북이나 PC가 CPU로 인한 과대 발열이 될 경우, 스로틀링 기능을 통해 발열량을 낮춘다. 그러나 발열 문제로 CPU 성능이 절반 가까이 떨어질 정도라면, 제품 설명서 등을 통해 사전에 소비자들에게 고지했어야 한다는 것이 소비자들의 주장이다.

노트기어 사이트에 글을 올린 한 소비자는 "처음에 호기심에 구입했는데 후회된다. 일주일 동안 써 보니 용량도 너무 작고 성능도 코어 i5 고성능 CPU에 SSD를 탑재했는데도 불구하고 반토막밖에 안 된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 또한 슬레이트PC의 문제점은 개발 과정에서 충분히 보완 가능한 문제점이라고 지적했다. 두께를 1~2mm정도 늘려 단열재를 단단히 하면 프로세서 성능을 충분히 높일 수 있는데 자극적인 외형 수치를 앞세우려다 보니 소비자들로 하여금 원래 성능을 못 쓰게 하는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슬레이트PC 시리즈 7의 성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운영 프로그램 업그레이드를 진행하고 있다. 실제 성능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해 슬레이트PC의 중앙처리장치 성능 제한(스로틀링)을 60도에서 65도 이상으로 수정한다는 것. 그러나 LCD의 내열 최대 허용치가 60도라는 것을 고려할 때, CPU 발열을 LCD가 견뎌낼지 우려의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0분 이상 사용할 경우 성능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것은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라며 "모바일PC의 특성상 발열량을 줄이고 전력 사용량을 높이기 위한 인텔의 최신 기술이 탑재됐지만, 이 기술을 통해 절반 속도가 유지되는 것은 아니다. 이 기술은 발열량과 전력에 따라 유동적으로 움직이며, 삼성전자에서 자체적으로 성능을 분석한 결과 최대 부하를 걸어도 평균 속도 1.4GHz가 유지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운영 프로그램 업그레이드는 무조건 제한 온도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 스로틀링 제한 온도의 편차를 세분화해, 상황에 맞는 CPU성능을 최적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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