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잘 벌려면...

 

                            여의주

 

옛날 어떤 부잣집에 머슴이 한 사람 살고 있었다. 이 머슴은 주인이 돈을 많이 가지고 있고 또 많이 버는 게 늘 부러웠다. 자기는 아무리 해도 돈벌이가 되지 않는데 주인은 하는 일마다 돈벌이가 되므로 그 비결을 알고 싶었다. 하루는 주인에게 어떻게 하면 돈을 벌 수가 있겠는지 물어봤다. 주인은 머슴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걸 말로 설명할 수는 없지. 실제로 몸으로 겪어봐야 하네.”

머슴은 어떻게든 가르쳐 달라고 했다. 주인은 그를 뜰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그곳에는 깊은 우물이 있었고, 그 위에는 능수버들이 길게 늘어져 있었다. 주인은 머슴에게 그 버드나무 위로 올라가라고 했다.

 

머슴은 좀 무서운 생각이 들었으나 돈을 벌고 싶은 욕심으로 주인이 하라는 대로 그 버드나무 위로 올라갔다. 그러자 주인은 그 버드나무의 가지에 매달리라고 했다. 머슴은 심신이 떨렸다. 그 밑에는 깊은 우물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지를 꼭 잡고 떨어지지 않으면 되리라 마음을 먹고 늘어진 가지에 매달렸다.

 

두 손으로 가지를 꼭 잡고 늘어진 머슴에게 주인은, 한 손을 놓으라고 했다. 한 손으로 매달리자니 죽을 지경이었다. 그런데 주인은 돈 버는 법을 가르쳐 줄 생각은 하지 않고 나머지 한 손도 놓으라고 하는 것이었다. 말도 안되는 얘기였다. 그렇게 하면 우물에 빠질 것이기 때문이다.

 

주인은 그제서야 이렇게 말했다.

“여보게, 돈을 벌려면 우선 잘 쓰는 법부터 배워야 하네. 돈을 잘 쓴다는 것은 낭비를 말함도 아니며 인색 하라는 것도 아니네. 다만 돈을 쓸 때마다 방금 버드나무 가지를 잡았던 마지막 손을 뗄 때의 조심스런 태도, 그걸 잊지 말게나.”

 

※여의주(쌍용 사외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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