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시어머니의 방문 통보. 집안을 둘러보니 대청소 쯤은 해야 하지만,일분일초가 다급한 마당에 어림없는 소리다. 그렇다고 적당히 넘어가자니 며느리 약점 잡으려 호시탐탐 엿보는 시어머니란 존재를 외면하기도 어려운 노릇.이럴 땐 유독 시어머니 눈에 잘 띄는 곳을 알아내 후딱 치워버리는 것이 관건이다.

step1 딩동! 새아가, 나왔다

현관은 신혼집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곳이지만, 무엇보다 시어머니가 방문했을 때 가장 먼저 마주치는 공간이다. 바닥에는 다양한 높낮이의 구두부터 겨우내 신어 냄새 나는 부츠, 신랑의 얼룩덜룩한 운동화까지 즐비하게 놓여 있을 것이 분명하다.

가장 깔끔한 신발 한두 켤레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신발장 안으로 집어넣자. 비가 온 후라면 바닥이 흙으로 엉망진창 일테니 핸디형 청소기로 먼지를 빨아들이고 물걸레로 한번 쓱 닦아주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 깔끔한 이미지를 남길 수 있다.

step 2 많이 걸었더니 힘들구나

집 안으로 들어온 시어머니를 소파로 모셨는데, 온갖 군것질거리와 홈쇼핑 카탈로그가 너저분하게 놓여 있다면 곤란하다. 잽싸게 눈에 띄지 않도록 숨기고 정말 다급하다면 소파 밑에라도 밀어 넣자.

소파에 앉을 때 정면에 보이는 텔레비전은 특유의 색상과 소재 때문에 쌓인 먼지가 적나라하게 보이는 치명적인 가전이다.텔레비전 위의 난잡한 물건들을 치워 버리고, 정전기 걸레로 닦아두면 고민 끝. 거실은 마른 봉 걸레로 바닥을 재빨리 훔쳐 시야에 들어오는 머리카락과 먼지만이라도 제거하자.

step 3 뭐 마실것 없니?

핵폭탄 급 잔소리가 터져 나올 수 있는 곳은 단연 냉장고. 서둘러 상한 음식들을 한데 모아 음식물 쓰레기통에 버리고, 남은 그릇은 대충이라도 헹궈 찬장 높이 올려두자. 간편히 한 끼 떼우려 사둔 햇반과 3분 요리는 그간 싹싹한 며느리의 이미지를 단박에 뭉개버릴 정도로 치명적인 아킬레스건.

여간해서는 찾을 수 없도록 검은 봉지로 둘둘 말아 싱크대 구석진 곳에숨겨두자. 미처 확인하지 못해 시어머니가 유통기한 지난 우유를 집어 드는 난처한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마사지용이라고 둘러대는 센스쯤은 갖춰 둘 것.

step 4 밥은 제대로 해먹는거니?

물도 마셨겠다, 한숨 돌린 시어머니가 본격적으로 부엌 탐방(?)에 나섰다. 시댁 식구들의 식사를 책임지는 시어머니가 밥솥을 그냥 지나칠 리는 만무하다.

만일 손수밥을 지어준다고 하실 경우도 있으니, 당장 내솥 주변에 밥물과 먼지가 뒤엉켜 있는 것부터 행주로 닦아낸 뒤, 뚜껑 커버에 눌어붙은 밥물 찌꺼기를 수세미로 제거하자. 가스레인지의 찌든 때와 양념 튄 얼룩은 냉장고에서 맥주나 소주를 꺼내와 헝겊에 묻혀 문지르면 감쪽같이 사라진다.

step 5 나 화장실 좀 다녀오마

볼일 보러 간 시어머니를 경악하게 만든 것은 바로 변기 안쪽의 검은 얼룩. 각종 세균, 곰팡이 등이 뒤섞여 보기만 해도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이것들을 없애려면 변기전용 락스를 뿌린 뒤 10분 후 물만 내리면 된다.

전용 세제가 없다면 일반 락스나 보디클렌저를 임시방편으로 사용해도 무방하다. 이것으로 만족하는 것은 금물!욕실을 나서기 전에 반드시 한번 둘러보자. 다 쓴 샴푸통과 녹슨 일회용 면도기,휴지 심 한 두개쯤은 굴러다닐 것이다. 버릴 건 버리고 재활용 할 수 있는 것은 다용도실의 분리수거함에 담아놓자.

step 6 이건 언제 입었던옷이니?

미처 치우지 못한 옷가지가 시어머니의 레이더망에 걸렸다!‘ 요것 잘 걸렸다’하는 심정으로 다용도실을 향하는 시어머니에게 꾹꾹 눌러 담아 터지기 일보직전인 빨래통을 보이는 것은 결정타. 이럴 땐 차라리 빨래를 한데 모아 세탁기 안에 넣어두는 것이 현명하다.

만일 들키더라도 빨래하려고 넣어둔 것이라 발뺌하면 그만. 이때 빨래끼리 뒤엉켜 습해지고 냄새가 날수 있으니, 건조기능이 있다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자.

Tip
♥골치 아픈 전단지의 효과적 수납법♥

각종 야식 전단지는 퇴근 후 저녁 짓기 귀찮은 며느리들에게는 구세주가 따로 없지만, 시어머니에게는 아들이 밥도 못 먹고 다니는 걸로 오해하기 딱 좋은 상황. 평소에 노트 한 권을 준비해 각종 전단지와 쿠폰을 붙여서 깔끔하게 쿠폰 북으로 정리해 두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고, 시어머니에게 쉽사리 들킬 염려도 없다.

♥욕조 실리콘의 곰팡이 제거법♥

제아무리 욕실 청소를 깨끗이 해도 욕조 주변 실리콘에 곰팡이가 시커멓게 피어있다면 그간 노력은 물거품이 될 것. 휴지를 길게 뜯어 반으로 접은 뒤 물을 묻혀 실리콘에 고정시킨 다음, 분무기 통에 넣은 락스를 충분히 흘러내릴 정도로 분사하고, 다음 날 아침 샤워기로 씻어내면 말끔히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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