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란의 번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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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기본적인 증식방법으로서 널리 행해지고 있는 것이 포기나누기이다. 이 포기나누기는 2-3年마다 분갈이를 실시 할 때 동시에 행해지고 있다. 될수록 실한 포기의 수가 많이 뭉쳐 있는 것을 나누어야 실패하는 일이 없다. 빈약한 포기를 무리하게 몇 가닥으로 작게 나누면 실패하기 쉽다. 특히 번식력이 약한 야생난을 무리하게 작은 포기로 나누는 것은 난의 증식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실패의 원인이 된다.
줄기에 영양을 축적하여 둥그스름하게 굵어지면서 계속 번식하는 것으로서 춘란, 새우난, 한란, 석곡 등 허다하다. 이 난들을 번식시키기 위해 어미포기에 연결된 벌브를 적당히 나누어 떼어내서 다른 구경 분에 옮겨 심어 증식한다. 구경을 떼어낼 떼에는 칼이나 가위를 사용하지말고 깨끗이 씻은 손으로 벌브에 붙여 있는 오래된 벌브을 가볍게 잡은 다음 천천히 옆으로 비틀어 가며 떼어낸다. 반드시 뿌리가 찢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칼이나 가위를 사용하면 뿌리를 상하지 않게 갈라낼 수가 있지만 바이러스의 병해를 전염시킬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떼어내고 나서 떨어져 나온 상처에 살균제인 다이젠을 발라주면 뿌리의 썩음이나 전염을 막을 수가 있다.
야생난 중에서 월동 휴면을 할 때에는 전년도의 벌브가 시들어 버리고 금년에 번식한 벌브가 작은 알뿌리(球根)상태로 땅속에 남아 있는데 대부분 잔뿌리들이 없다. 나비난초, 해오라비난초, 잠자리난초 등이 이에 속한다. 이런 난은 저절로 알뿌리가 나눠지므로 특별하게 벌브를 분리할 필요가 없다. 번식을 시킨다고 너무 작을 알뿌리를 하나씩 옮겨 심으면 오히려 생장이 약해지고 번식도 원활하지 못하다. 이때에는 여러 개의 알뿌리가 서로 붙어 있는 그대로 조심스럽게 뽑아내어 더 큰 분에 펼쳐 심어야 생장과 번식이 좋아진다.
포기나누기의 증식 요령과 같지만 약간의 차이가 있다. 포기나누기의 잎이 살아 있는 많은 포기를 적당히 나누어서 분에 심지만, 가능한 한 잎이 시들어 죽은 것, 또는 한두 잎만 남아 있는 묵은 벌브를 갈라내어 심는 것이다. 주로 춘란, 한란, 새우난 등에서 행해지고 있다. 석곡 등은 잎이 떨어지고 꽃이 피고 난 다음 늙은 구경을 떼어내어 증식한다. 사철란 종류는 잎에 붙어 있는 구경의 마디사이를 떼어내어 심어 곁눈이 성장하도록 한다. 벌브번식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일은 물, 온도, 햇볕이 충분해야만 증식의 성공률이 높다는 점이다. 구경번식에 있어서 떼어낸 구경을 어미포기와 동일한 분에 심어 안전하게 배양하기도 한다. 떼어낸 부분은 썩거나 병해가 생기지 않도록 깨끗한 물로 잘 씻어야 한다. 그리고 깨끗한 이끼나 보습력이 좋은 가벼운 배양토에 심어서 관리한다. 최근에는 생장 호르몬제로 처리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있지만 그 결과는 확실하다고 말할 수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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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의 종자(씨앗)는 발아에 필요한 양분을 별로 갖고 있지 않다. 하지만 발아에 이용될 난균이라는 곰팡이류를 흡수시켜 발아를 위한 양분으로 사용한다. 천마에서는 난균의 정체가 밝혀져 있지만 대부분의 야생난에서는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아직은 미지의 일부이다. 난균이 있는 곳에 씨앗이 떨어지면 발아가 가능하지만 환경이 적당하지 못할 경우 발아하지 못한다. 이처럼 난은 발아율이 대단히 낮은 탓 때문인지 그 대신에 이상할 정도로 수많은 씨앗을 맺고 있다. 예를 들면 새우난은 하나의 씨방에 수 만 개의 씨앗을 가지며, 나비난초는 수천 개의 씨앗이 있지만 바람을 타고 각 지역으로 날아가 버리기 때문에 자생지에서 씨앗이 발아하는 양은 대단히 적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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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의 실생증식은 다른 식물처럼 간단하지 않다. 난의 종자(씨앗)는 가는 먼지처럼 매우 작기 때문이다. 너무 작아서 발아에 필요한 영양분(胚乳)을 씨앗을 자체에 거의 가지고 있지 않으므로 실생의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발아에 필요한 양분을 시험관 속에서 인공적으로 흡수시키는 방법이 있는데, 이것을 무균발아법이라고 부르며 양란 증식에서 널리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 방법은 많은 약품과 기자재를 필요로 하며 기술적으로도 어려운 점이 많다. 취미의 경우 크게 도움되는 방법이 아니면 또 발아가 가능한 야생난의 종류도 극히 제한되어 있다. 착생란에서는 발아의 확률이 높지만 지생란에서는 그 확률이 극히 적다. 우리 나라에서도 최근에는 나도풍란을 무균배양하여 성공을 거두고 있다. 소엽풍란도 발아가 되고 있지만 발아율이 높지 못한 편이다. 취미인들은 어미포기를 심은 동일한 분에 씨를 뿌려 증식을 시도하기도 하는데, 발아율이 극히 낮으며 다만 재미로 할만하다. 즉 종자를 어미포기의 뿌리 부근에 뿌려서 새촉이 나오게 하는 간단한 방법인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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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의 종자를 쉽게 얻기 위해서는 화분괴(花盆傀)로서의 교배를 시키지 않으면 안된다. 그런데 동일종이라도 자생지가 다른 것끼리 교잡했을 때에는 결실율은 대단히 나쁘다고 한다. 그리고 꽃이 퍽 작은 병아리난초나 타래난초 등은 인공적으로 교배를 시킬 수 거의 없으며 또한 교배가 가능한 종도 사실은 극히 적으므로 곤충에 의한 자연교배를 기대하는 것이다. 인공교배를 시키고자 할 때는 몇 개의 꽃을 따서 분해해 가지고 몇 차례 연습을 해보는 것이 유익하다. 가늘고 긴 핀셋으로 주두에 붙어 있는 화분괴 떼어내서 암술의 중심 부분의 粘着性이 있는 곳에 붙이면 교배가 된다. 그러나 나비난초의 경우 화분괴에 점착성이 없으므로 상당히 어렵다. 교배를 하고 난 뒤2-3日 지나서 씨방이 빠른 속도로 팽창하게 되면 이것은 성공을 한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반드시 종자를 얻을수 있다고 확신할 수는 없을 것이다. 난의 종자가 익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걸리는데, 예를 들면 춘란은 1년이상 걸리며 새우난은 5-6개월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예외적으로 빠른 것도 있다. 즉 병아리 난초는 1-2개월이면 종자가 익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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